딱 3주 남았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

작년까지만 해도 가장 가고 싶은 나라인 쿠바, 가장 가고 싶은 도시 스톡홀름보다.
더 가고 싶었던 곳.

일본의 시즈오카.

일본 현지인들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단편 드라마에 꽂혀서.
그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시즈오카 아타미에 가기로 했다.

도중에 일본 현지에서 내가 본 드라마를 얘기해도 아무도 아는 사람은 없었고.
농구 드라마라고 하니까.
나오는 대답은 '버저비트 - 벼랑 끝의 히어로'뿐.
하긴 누군가 내게 한국 단편 드라마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당연히 모르겠지.

이번 성탄절은 한국에 없어서 다행이다.
작년에는 끔찍했고.

시즈오카는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다.
2년 전, 가고시마 야타이무라에서 처음으로 친해진 신혼부부가 시즈오카에 사는 사람들이어서.
게다가 당시에 숙소도 나와 같아서 그들의 숙소에서도 맥주를 같이 마셨다.
내가 기린라거를 좋아한다고 하니 로손 편의점에서 기린라거를 선물로 줬던.
난 보답으로 돈키호테에서 산 일본 국산 양말을 선물했다.
원래는 가족들 선물로 고른 건데.

드라마, 영화의 배경이라서.
때로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좋아서.

그곳에 가고 싶다.

수능에 관한 기억 지금 거기에 있는 나

꽤 오래된 일이구나.

아침에 시험장으로 향했는데.
당시에는 주변에 남녀공학인 학교가 거의 유일해서.
여자 후배들은 남학교로.
남자 후배들은 여학교로.
응원을 왔었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서 타학교 학생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쉬는 시간마다 어머니가 챙겨 주신.
보온병에 든 따뜻한 꿀물을 마셨다.

교실에 딱 1명 사복 차림의 복학생이 있었고.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녀석과 점심 시간 때 반갑게 이런저런 얘기도 했다.

역시나 겨울이라 시험이 모두 끝나고 시험장을 나설 때는 깜깜했고.
같은 반의 한 친구와 멀다면 멀 수 있는 거리를 걸어서 귀가했다.

시험 점수가 어떻든간에 다시는 그런 장시간의 시험을 치를 자신은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지금까지도 거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
'해방'이란 단어의 의미를 그제서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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