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말씀드렸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

제대하고 나서 이제까지 중간에 백수 시절을 제외하고는 머리를 이발소에서 자른 적이 없었다.
학교 다닐 때는 흰색 빼고는 다양한 머리로 염색도 해봤고.
그 중에서 회색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물론 색이 금방 빠지는 게 아쉬웠지만.

옷을 튀게 입는 편이 아니라 부모님이 아무 말씀 없으셨지만.
염색에 귀를 뚫어도.
딱 하나.
내 머리로는 항상 잔소리가 심하셨다.
늘 가는 미용실에서 늘 잘라주는 분에게

"적당히 잘라주세요."

어머니, 아버지는 이발소의 머리를 좋아하신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후쿠오카 가기 직전에 머리를 잘랐는데.
어머니가 "그게 요즘 유행하는 머리냐?"로 시작하시더니 또 이발소 얘기를 꺼내시더라;
결국 그날은 나도 웃어넘기지 않고 10년 만에 처음으로 말씀드렸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와 연애할 건 아니잖아요?"

어머니도 적잖이 당황하셨다가

"그건... 그렇지."

이제 머리 가지고 잔소리는 없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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