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모습이 보고 싶단다 진심을 그대에게

그가 다음의 한국 여행은 부산이 아닌 서울에 갈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부산이 두 번째 도시지만 서울과의 비교는 무리라며 거들었다.
대중교통, 인프라 등등.

그랬더니.
왜 화를 내지 않냐고...
아, 내가 살고 있는 부산으로 여행을 오지 않아서 내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인 건가.
예전에 부산에는 왔었기에 다시 한국에 온다면 서울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 것뿐인데.

언제, 어떻게 내가 화를 내는지 궁금하단다.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언제, 어떻게 화를 낼지 몹시 보고 싶어하는 고약한 취미가 있단다.
그래서 내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싶단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화를 낸다고.

내가 가장 아끼는, 추억이 있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쓴 일기가 사라지면 화가 나냐고 묻더라.
화보다는 슬플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면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으면 화를 낼 거냐고 묻더라.
그때 뜨끔했다.

다음 날.
그의 점심시간, 쉬는 시간에도 내 문자에 대한 답이 없었다.
저녁 때가 되어서야 문자가 왔다.
오늘 답장이 없어서 화났었냐고...
그의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전혀 화가 나지 않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일주일 동안이었다면 아마 내가 그가 사는 곳으로 직접 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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